키스는 의외로 상대에게 목숨을 맡기는 행위입니다. 우선 시야가 전부 차단되죠. 그리고 중요한 장기가 모여있는 복부와 흉부에 1초도 안 되는 시간 안에 흉기가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 되구요. 혀에는 동맥이 하나 흐르니까 작정하고 깨물어서 혀를 자르면 피가 기도를 막아 질식사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온갖 콘텐츠에서 키스하는 장면을 낭만적인 상황으로 그리는 건, 상대에게 목숨을 맡기는 극한의 비효율적 행동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내 목숨과 같이 여기는 사람이 아닌 이상 키스할 이유가 없을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기원의 “kiss (feat. 기리보이)“를 소개해볼까해요.

“kiss (feat. 기리보이)“는 곡 전체가 키스할 때 느끼는 감정을 그리기 위해 짜여진 곡처럼 들려요. 선덕선덕한 메인 루프, 시간 위로 가볍게 내달리는 하이햇과 스네어는 어딘지 붕 뜬 감정을 전달하죠. 콩닥거리는 킥드럼과 절제된 베이스 덕분에 한없이 날아가는 인스트루멘탈 위로 기원의 목소리가 어울리며 설레는 감정을 극대화하는 프로덕션이 일품이에요.

기리보이의 피쳐링은 한없이 날아갈 수도 있는 곡에 무게추를 달아줘서 곡의 완성도를 높였는데요. 이런 미사여구를 떠나서 그냥 듣기 좋습니다. 듣기만해도 설레는 봄같은 곡이에요. 대리설렘이 필요한 당신, 기원의 “kiss (feat. 기리보이)“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