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핸드폰을 생각해볼까요? 처음에는 흠집이 날까 침대 위에도 함부로 던지지 않지만, 길어야 몇 달이면 신나게 집어 던지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죠.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하는 일을 제대로 해냈을 때의 성취감도 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면 조금씩 무뎌져서 일상의 영역으로 편입되죠. 안타깝지만 사랑에도 비슷한 일이 적용됩니다. 도핀(Dopein)의 [Circles]처럼요.
[Circle]은 세련된 재즈 사운드를 기반으로 도핀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즐길 수 있는 EP입니다. 만남을 표현한 전반부와 이별을 표현한 후반부가 3번 트랙을 중심으로 결합되어 있는데요. 살아가며 여러 사람과 연애하고, 이 과정에서 만난 사람의 숫자만큼 이별을 겪는 과정을 5트랙에 걸쳐 압축적으로 표현해냈습니다. 앨범 제목에 ’Circles’라는 복수형을 사용했는데요. 1번 트랙의 베이스 인트로를 들으며 느끼는 짜릿함도 앨범을 반복해서 들을 수록 무뎌져요. 반복해서 들을수록 감정적으로 무뎌지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앨범이죠.
설렘을 동반한 사랑의 유통기한은 길어야 7년이라고 해요. 그 후로 사랑은 안정적인 감정을 동반한 다른 형태로 변화합니다. 혹시 연인에게 설렘을 느끼지 못해 이별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만나도 같은 이유도 헤어질 거예요. 도핀의 [Circle]처럼요.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걸 잃지 않도록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