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애타게 기다릴 때, 우리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느낍니다. 이재용이 1년 뒤에 출처 깨끗한 돈 100억을 여러분 통장에 꽂아준다고 생각해보세요. 시간 엄청 안 가겠죠? 그러니 어떤 관점에서, 인간은 목적을 위해 시간을 소비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을 때 느려진 시간을 감각합니다.

반대로 연인과 행복한 한 시간을 보낼 때, 정신없이 몰아치는 업무를 쳐낼 때,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처럼 무언가에 몰입하면 시간이 빠르게 흐릅니다. 그렇다면, 목표를 향해 무언가에 몰입하는 동시에 원하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의 시간은 어떻게 흐를까요? 오늘 소개할 앨범은 Archie의 world in delay입니다.

world in delay는 비행기의 날개 같은 앨범입니다. 비행기의 날개가 빠른 속도로 공기를 지나가면 날개를 기준으로 위아래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달라지는데요. 익숙한 소리와 낯선 소리가 한 곡에서 충돌하며 초현실적인 감각을 전달해요. 날개 없는 인류가 비행기로 인해 비행이라는 초현실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처럼요.

악곡과 가사가 아치가 지나온 시간을 소리로 빚어낸 것 같아 인상적인데요. 아치가 어떤 소리를 빚어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은 차분한 마음으로 아치의 world in delay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